서울특별시에 사시는 이윤0 님
2024년 5~6월 (29박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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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이제 현실복귀를 하니 다시금 생각나는 건 남해의 풍경이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길을 지나가다가 너무 이뻐서 차를 멈추고 가만히 풍경만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딱 어디가 이뻐요. 어디에 꼭 가봐야해요라는 말을 할 수 없다. 직접 가봐야만 한다.
초여름에 가서 따뜻한 날씨를 즐겼다면 다음엔 가을에 가보고싶다. 논밭이 무르익으면 얼마나 이쁠까 싶었다.
7군데의 숙소를 돌며 창문을 열면 산, 창문을 열면 바다, 그리고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 남해의 일상적인 소음들.
소소한 것들이 한곳에 모이니 더 풍성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곳이라서 너무 자극적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긴 정말 자연이다! 싶었던 순간은 산길에서 공작새를 봤을 때였다.
운전 중이라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도대체 남해는 얼마나 자연과 어우러져 있나?를 생각하게 했다.
서핑을 하러 가서도 물의 높이가 골반쯤 오는데도 바닥의 모래가 훤히 보였다.
파도를 보느라 수평선쪽을 볼때면 물고기가 튀어올랐다. 숭어라던가..
오후 4시부터 6시반까지 이곳은 해질녘같은 농농한 채도를 보인다. 그 채도와 함께 윤슬이 일렁이며 춤을 춘다.
나는 그날 송정솔바람해수욕장에 반해버렸다. 윤슬이라는 단어도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곳과 지역주민들과 친해져서 놀러도 2번은 가고 서핑은 3번이나 했다.
분명 혼자 여행왔다고 생각했는데 자연과 지역주민들의 친절함 덕분에 나는 '홀로' 여행을 왔다.라고 생각이 들게했다.
이 여행의 목표는 홀로서기 였는데,
내 손에 쥐여진 결과물은 없지만 내 삶에 값진 경험이 생겼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여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