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김만중 문학상 평론부문 은상작품-손정란
- 작성일
- 2012-01-18 05: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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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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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에게 넘어온 평론들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 한 마디로 전체의 글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우선 지적할 것은 평론이란 것이 어떤 문학 장르의 글이냐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평론의 기본적인 요건은 그 어원에서도 드러나듯 가치의 혼란에 대한 정확한 판단 내지 식별이다. 그러나 많은 글들이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몇몇은 평론이 아닌 다른 장르의 글이었다. 김만중의 전기문과 같은 글이 있었는가 하면, 역사적인 한 인물의 스토리를 소개하는 설명문과도 같은 글이 있었다. 유배문학이 어떤 것이냐는 것을 규명하고자 한 학술 논문 같은 글도 눈에 띄었다. 이 모든 결점들은 투고자들이 너무 글의 제재가 유배문학이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위에 지적한 문제점을 지닌 작품들을 다 제외하고 보니 남은 글이 「이탈한 자의 길 찾기」였다. 이 글은 우선 평론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고,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를 읽는 방법을 글쓴이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모색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논거의 보완을 위한 참고 자료의 제시도 충실히 행해졌으며, 그에 따른 논리 전개도 정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작품을 여성의 정체성 및 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고자 한 것은 평자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사씨남정기」가 그만큼 많은 이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 세세한 것들까지 다 지적이 되었다는 얘기이다. 이 글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가작으로 뽑은 이유이다. 앞으로의 정진을 바란다.